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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력의 원리 - 철로 된 배는 어떻게 물위에 뜰까?

by 테크스토리 2022.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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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먼 거리를 이동할 때 다양한 이동수단을 사용한다. 땅 위에서는 자동차나 기차, 하늘에서는 비행기 그리고 바다에서는 배를 타고 다니는데 가장 대규모의 이동이 가능한 것은 단연코 배가 아닐까 싶다. 배수량 기준 역사상 가장 큰 배는 1975년 일본의 스미토모 중공업에서 건조한 자르 바이킹으로 화물을 가장 많이 실었을 때 60만 톤이나 적재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일반적인 철은 물에 뜨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배는 무거운 철로 만든 것도 모자라 화물을 가득 채우고도 무리 없이 운행이 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물은 생각보다 무겁다.

비중

혹시 물의 무게를 느껴본 적이 있는가? 요즘 많은 사람들이 생수를 사 먹어 가끔 직접 들어봐  2L짜리 6개 한 묶음이 12kg이나 해 나름 무거운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겨우 생수 6병의 무게가 그 정도인데 넓은 바다의 무게는 상상하기조차 쉽지 않다. 하지만 물보다 무거운 것은 많이 있다. 같은 부피로 비교한다면 음료수 캔에 사용되는 알루미늄은 2.7배, 배의 주 재료가 되는 철은 7.8배나 무겁다.

 

비중(比重, Specific Gravity)은 물을 기준으로 다른 물질과 비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물의 부피가 가장 큰 4℃의 체적을 기준삼아 가로, 세로, 높이 1m의 정육면체 공간 속에 채워진 물의 무게를 1로 두고 그 공간에 다른 물질을 채워 넣었을 때 비율을 비중이라 한다. 따라서 알루미늄은 2.7, 철은 7.8의 비중을 갖는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참고로 나무의 비중은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약 0.2정도 된다. 물의 비중인 1을 기준으로 이보다 작으면 물에 뜨고 높으면 물에 가라앉는다. 배의 경우 바닷물의 비중인 1.025를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선박제조기술이 충분치 않았던 과거에는 아무런 기술이 없더라도 언제나 물 위에 뜨는 나무를 활용해 배를 만들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엔 더 이상 나무로 만든 배는 존재하지 않는다.

 

 

배는 물보다 가볍다.

자르바이킹

나무로 만든 배는 당연히 물 보다 가볍겠지만 철로 만든 배도 물보다 가볍다. 심지어 화물을 가득 채워도 물보다 가볍다. 방금 전 철은 물보다 무거워 물속에 가라앉는다고 이야기를 해 놓고 바로 몇 줄 아래에서 철로 만든 배는 물보다 가볍다고 이야기를 해 이상하겠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속이 빈 철

정확히 이야기 해 배의 재료인 철은 물보다 무겁지만 배 전체를 놓고 본다면 배는 물보다 가볍다. 위의 사진처럼 철로 만들어진 배의 내부는 가득 차 있지 않고 비어있다. 가로, 세로, 높이 1m인 정육면체를 꽉 채운 무게는 7874kg이겠지만 두께 1cm의 강판으로 만든다면 그 무게는 463kg밖에 되지 않는다. 이 내부에 500kg의 화물을 싣더라도 정육면체는 물 위에 뜨게 된다. 이것이 바로 배가 물 위에 뜨는 원리이다.

 

 

배가 밀어낸 물의 무게 = 배의 무게

배수량

화물차의 적재중량을 재는 것은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자주 볼 수 있으나 어디서 배의 무게를 잰다는 것은 들어본적이 없을 것이다. 배를 올려놓을 만한 큰 저울도 없을 뿐만 아니라 배의 무게를 잴 수 있는 더 간단한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배수량이다. 배를 가까이서 본다면 눈금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밀려난 물의 부피를 나타내는 배수 용적을 표시한 것으로 배가 잠겨 물을 밀어낸 부피 * 바닷물의 비중을 하면 현재 배의 총무게를 구할 수 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아르키메데스의 원리인데 물 속에 왕관을 넣어 넘쳐흐른 물의 양은 동일한 무게의 금덩이를 넣어 넘쳐흐른 무게와 동일하다는 원리이다. 결과적으로 물과 황금의 비중은 변하지 않아 그 부피도 동일할 테지만 만약 불순물이 섞여있다면 보다 많은 양의 물이 흐를 것이다. 황금의 비중은 19.3으로 굉장히 무거운 편에 속하며 납(11.3), 은(10.5), 철(7.8)과 같은 금속을 섞었다면 부피가 커져 더 많은 물이 흘렀을 것이다.

 

 

배를 띄우는 힘 : 부력

빙산

이렇게 배가 물 위에 뜰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힘을 부력(浮力, buoyancy)이라 부른다. 위의 사진처럼 빙산이 물 위에 뜰 수 있게 만들어주는 힘도 당연하겠지만 부력의 작품이다. 물 아래에서 위쪽으로 밀어내는 압력이 물 위에서 아래쪽으로 밀어내는 압력의 크기보다 클 때 부력이란 힘이 작용한다. 물이 얼음이 되어 밀도가 10%정도 낮아지게 되었는데 빙산의 무게는 물아래의 90%의 빙산이 밀어낸 물의 무게와 동일하다. 흔히 작은 일부의 양을 나타낼 때 빙산의 일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약 10%라고 보면 된다. 부력은 압력의 차이만 만들어낼 수 있는 곳이라면 그 어떤 곳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물과 공기가 맞닿는 해수면에서는 비중 차이가 극명해(1 : 0.0012) 부력은 배의 전유물처럼 느껴지나 물 속에서도, 공기 중에서도 이를 활용한 장치들이 많이 있다. 바닷속 깊은 곳에서는 잠수함이 그리고 하늘에서는 비행선이 부력을 사용한 대표적인 예시이다. 특히 이런 기계장치들은 물 위 혹은 특정 수심, 특정 고도에 뜨기 위해 추가적인 연료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잠수함을 제외하고 미래의 친환경 이동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력은 공짜로 주는 힘이기 때문이다.

 

 

배의 복원력 - 배가 뜨는 원리부터 침몰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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