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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

도트사이트의 원리 - 어디에서 조준을 하던 표적을 쏠 수 있다

by 테크스토리 2022.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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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군대를 나온 한국 남성들은 K2나 M16 소총에 달려있는 가늠쇠와 가늠자(일명 아이언 사이트)를 사용해 사격훈련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FPS게임에는 우리가 본 적 없는 다양한 무기와 파츠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도트 사이트 혹은 홀로그램 조준기와 같은 장치들은 어떤 원리로 개머리판에 머리를 붙이지 않고도 정확한 조준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조준이란?

조준

조준(準, Aim)은 사전적 정의로 총이나 포 따위를 쏠 때 목표물을 향해 방향과 거리를 잡는 것을 의미한다. 게임을 할 때에도 에임이 좋다 혹은 나쁘다를 평가하는 것처럼 정확한 조준을 통해 목표물을 명중시킬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총에서 발사되는 총알은 직선으로 날아가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는 지구의 중심 방향으로 중력이라는 힘이 작용하고 이는 총알도 예외가 아니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은 기억하겠지만 사격 훈련을 할 때에 100m는 표적의 복부, 200m는 가슴, 250m는 머리를 조준하여 사격을 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거리가 멀어질 수록 표적의 윗부분을 노리고 쏘는 것인데 당시 교관이 시키는 대로 따라 하였겠지만 사실 중력 때문에 탄환이 땅으로 떨어지는 영향을 고려한 것이다.

사격

따라서 총구를 통해 발사된 총알의 궤적은 하늘로 솟구쳤다가 땅으로 떨어지는 모양의 포물선을 그리게 된다. 우리가 영점사격을 하는 25m의 거리는 총알이 발사된 후 하늘로 올라가며 우리의 조준선과 일치하는 지점이며 총알이 하강하는 200m 지점에 다시 한 번 조준선과 일치하게 된다. 물론 이는 총이 수직인 상태로 쏘았을 때의 이야기이다. 기울여서 쏜다면 거리가 멀 수록 오차가 커지게 되니 게임에서와 같은 모습은 보기 힘들다. 실제 대태러부대가 작전 수행 중 기울여 쏘기를 하기도 하지만 50m 이내의 근거리 교전에서만 사용한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조준이라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 내는 조준선은 빨간색의 직선이다.

 

 

직선으로 나아가는 것 : 레이저

레이저 조준

물론 빛도 굴절 현상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 내에서는 직선이라 보는 것이 타당하다. 위의 사진과 같이 레이저를 활용해 조준을 한다면 총알의 궤적을 볼 수 있어 실제 작전에서도 자주 쓰이지만 가장 큰 단점은 적도 레이저의 궤적을 따라와 우리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은밀한 작전을 수행 중이거나 빠르게 움직이는 대상을 쫓아 레이저를 맞추고 방아쇠를 당기기에 레이저 조준기는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총을 쏘는 사격자의 눈에만 보이는 조준선을 만들 수 없을까? 바로 이런 질문에서 만들어진 것이 레드 도트사이트와 홀로그램 조준기이다. 마찬가지로 빛을 사용하며 직선의 궤적을 볼 수 있고 기존 아이언 사이트에 비해 굉장히 빠른 조준이 가능하게 된다. 그런데 홀로그램 조준기는 우리의 머리를 개머리판에 붙이지 않아도, 한쪽 눈을 감지 않아도 정확한 직선의 궤적을 어느 위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어떻게 가능한 걸까?

 

 

거울을 이용하자

보통 중력에 의한 빛의 굴절이 아닌 이상 렌즈나 거울을 통해 굴절 혹은 반사를 하게 된다. 렌즈를 사용한다면 렌즈를 통과하며 빛을 모아주거나(볼록렌즈) 퍼지게(오목렌즈)할 수 있지만 거울은 렌즈와 정 반대이다. 오목거울은 볼록렌즈처럼 빛을 모으고 볼록거울은 오목렌즈처럼 빛을 퍼트린다. 물론 아무렇게나 퍼트리고 모으는 것은 아니고 특정점(초점)을 기준으로 빛의 굴절과 반사가 일어난다.

오목거울

그런데 빛이 들어오고 나감에 따라 그 궤적이 변할까? 물론 아니다. 빛은 거꾸로 쏘아도 동일한 궤적을 지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오목거울을 통해 들어온 빛이 초점으로 모였던 것을 반대로 생각해보면 초점에서 어떤 빛을 쏘더라도 오목거울을 통해 직선으로 나가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도트사이트초기

그렇다. 초점에서 레이저를 사방으로 쏜다면 오목거울을 거친 빛은 모두 평행한 직선으로 나오게 된다. 위의 사진은 태양빛을 광원으로 사용한 도트 사이트의 초기 모습이다. 오목거울과 평평한 거울이 사용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태양빛이 들어오는 지점은 오목거울의 초점의 위치와 동일하다. 따라서 사격자는 정확한 조준 자세를 취하지 않더라도 직선의 궤적을 어느 위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120년 전에 만들어진 도트사이트

모신나강

일반적인 한국의 군대에서는 아직 구경도 해 보지 못한 장비이지만 이미 세상에 나온지는 약 120년이나 지난 오래된 장비다. 처음 개발이 되었던 당시에는 일반 보병이 들고 다닐 수 있을 만큼의 소형화와 신뢰도를 충족할 수 없었고 한발 한발 정성을 들여 조준을 하던 볼트액션식 소총에는 더욱이 필요하지 않았다.

중화기

이를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대공화기와 전투기에서였다. 빠르게 이동하는 표적과 전투기에서 다량의 탄환을 쏘아 탄착군을 형성해야 하는 무기 시스템에 적용하기에 알맞았고 고정해놓고 사용했기 때문에 소형화도 필요하지 않았다. 

 

이런 도트 사이트가 개인용 화기에 적용되기 시작한 시점은 1980년대부터다. 마침 기술이 발전해 상당한 소형화가 이루어졌고 당시 미국과 유럽에서 유행했던 사격경기인 액션슈팅을 통해 빠런 조준 및 사격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액션슈팅 경기를 통해 그 가치를 입증한 도트사이트는 90년대 들어 군대로까지 퍼지게 되었고 현재 모든 특수부대에게는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 한국 군대에는 보급이 요원한 것 같다. 이스라엘의 경우 같은 징집병으로 1990년대부터 보급이 되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아 굉장히 아쉽다.

머지않아 우리 군에서도 도트사이트가 쓰이는 시대가 올까?

 

레드 도트사이트 - 대충 조준해도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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