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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컴퓨터 냉각시스템의 과학적 원리 - 수랭 vs 공랭

by 테크스토리 2022.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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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데스크탑 컴퓨터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완제품이 아닌 조립컴을 구매한다. CPU와 GPU를 고르고 난 후 마지막엔 쿨링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비싼 비용이 추가되는 만큼 어떤 냉각방식을 사용하던 알고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언제나 뜨거운 논쟁거리인 수랭과 공랭에 대해 확실하게 알 수 있도록 열전달의 관점에서 그 과학적 원리를 파헤쳐보자.

 

냉각이란 뜨거운 열을 이동시키는 것

커스텀 수냉

열역학 제 1법칙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의해 밀폐된 공간의 열은 생성되거나 소멸하지 않는다. 하지만 방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생각해보면 외부의 전선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기가 공급되고 이를 사용하는 컴퓨터는 일부의 전기를 열로 전환이 된다. 따라서 방안의 컴퓨터에서는 새로운 열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진다고 볼 수 있다.

 

열을 내뿜는 다양한 부품들 중에서도 컴퓨터의 두뇌인 CPU는 작업량에 따라 압도적인 열을 내뿜게 된다. 하지만 조그만 CPU에서 다른 장치의 도움 없이 배출할 수 있는 열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금방 온도가 올라가게 되고 제때 냉각이 되지 않는다면 스로틀링이 걸려 성능제한이 발생하거나 심지어 과부하가 걸려 부품이 망가질 수도 있다. 따라서 적절한 냉각장지는 컴퓨터에 있어 필수적이다.

 

그런데 이러한 부품들을 냉각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전기를 덜 쓰는 최신의 부품으로 바꾸지 않는 이상 동일한 작업을 할 때 만들어내는 열은 줄어들지 않는다. 또 그렇게 만들어진 열은 전달되는 과정에서 사라지지 않고 단지 컴퓨터 본체라는 작은 시스템 내부에서 방 안이라는 외부로 배출이 된 것 뿐이다. 따라서 어떤 냉각방식을 사용하던 최종적으로 뿜어낸 열의 총량은 동일하나 컴퓨터 내부의 타겟부품인 CPU의 온도를 성능저하가 일어나지 않도록 일정하고 얼마나 빠르게 배출 할 수 있는지가 각 시스템의 결정적인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다.

 

 

열이 전달되는 3가지 방식

열은 전도(Conduction), 대류(Convection), 복사(Radiation)의 세 가지 방식으로 전달이 된다. 컴퓨터의 쿨링 시스템에는 세 가지의 방식이 모두 사용되며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전도와 대류다.

 

전도(Conduction)는 열이 고온에서 저온으로 물체의 속을 통해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뜨거운 불에 쇠막대를 가져다 대었을때 불과 닿은 부분에서 가열된 열기가 막대를 통해 불과 접촉하지 않은 곳까지 전달되는 현상이며 높은 열전도율을 가진 물질은 열을 흡수하는데에 쓰이고 낮은 열전도율을 가진 물질은 절연에 쓰인다. 따라서 컴퓨터의 냉각을 위한 부품들에는 높은 열전도율을 가진 구리가 사용되게 된다.

 

대류(Convection)는 유체 내에서 분자들의 확산(Diffusion, ), 이류(Advection, 流)의 과정을 통해 열이 이동하는 것이다. 뜨거운 열과 직접 닿은 공기분자들은 전도현상이 일어나 물리량이 변화되게 되고 이에 따른 이류현상으로 공기가 섞이게 되는데 대류의 영어 Convection은 전도의 Conduction과 이류의 Advection의 합성어로 컴퓨터 냉각시스템의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팬을 사용하지 않는 자연대류방식과 팬을 사용하여 강제로 공기를 순환시키는 강제대류방법이 있다.

 

마지막으로 복사(Radiation)는 열이 매질 없이 전자기파 형태로 방출되는 것으로 불에 직접 닿지 않아도, 대류에 의한 뜨거운 공기가 오지 않아도 느껴지는 열기인데 일정량 복사를 통한 열방출도 있긴 하지만 이를 극대화하여 냉각에 활용하지는 않는다.

 

 

열전달의 기본, 전도와 대류

서멀 그리스

가장 열이 많이 발생하는 CPU의 열을 배출하기 위한 가장 첫번째 방식은 전도에 의한 열전달이다. CPU의 표면과 히트싱크의 표면을 맞대 넓은 방열판으로 열을 뽑아내기 위함인데 열이 많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두 물체간 온도차가 커야하고 접촉 면적이 넓어야한다. 그러나 아무리 정밀한 가공을 하더라도 두 표면이 완벽히 접촉할 수는 없기 때문에 서멀 그리스(Thermal Grease)를 도포해 완벽한 밀착을 시키게 된다.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마다 가격차이가 크지만 올바른 방법으로 도포가 되었다는 가정하에 성능차이는 크지 않다. 그러나 서멀 그리스의 사용으로 두 표면 사이에 막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열전달 측면에서는 불리하지만 조립컴퓨터에서 용접과 같은 방식으로 가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서멀 그리스 도포가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CPU의 열이 방열판으로 나오게 되면 그 표면적을 넓혀 열이 보다 잘 방출될 수 있도록 하는데 고성능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팬이 없이 자연대류만으로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대류는 차가운 공기를 공급하는 속도가 느려 열배출 성능이 좋지 못하며 그로 인해 일반적으로 팬을 사용하는 강제대류방식을 사용하게 된다. 대부분의 팬리스 시스템은 일부 노트북이나 소음에 극도로 민감한 사람들이 선택하는 방법으로써 소음이 없는 대신 성능을 포기해야만 한다. 요즘 나오는 쿨링팬들은 소음이 느껴지지 않는 제품도 많이 있으니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공랭과 수랭 어떤 점이 다른가?

히트파이프를 사용한 방열판

뜨거운 프라이팬을 상온에 올려놓고 식기를 기다리는 것과 물속에 담가두는 것을 떠올리며 공랭과 수냉의 냉각성능 차이를 상상하기 쉽지만 이는 방열판만을 사용한 일부 저가쿨러에만 해당이 된다. 그러나 현재 판매되는 대부분의 CPU쿨러에는 내부에 냉매가 지나가는 히트파이프 방식이 사용되고 있어 액체를 통한 열전달과 팬을 통한 강제대류라는 점에서 공랭과 수랭간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둘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무엇일까? 열전달 관점에서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내부의 열이 외부로 직접 배출되는가?' '아니면 케이스 내부로 배출이 된 후 다른 쿨러에 의해 배출이 되는가?'이다. 공랭방식은 아무리 쿨러배치를 최적화한다 하더라도 케이스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열기가 바로 배출되지 못하고 일정량 머물게 되지만 수랭은 라디에이터까지 이동한 후 외부로 열을 배출하기 때문에 케이스 내부에 열기가 맴돌지 않는다. 물론 장시간 사용으로인해 냉각수 자체의 온도가 올라간다면 튜브를 통해 끊임없이 온수가 맴돌기는 한다.

두 번째 차이점은 펌프를 통한 강제순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공랭의 히트파이프와 수랭의 튜브속의 액체는 모두 열을 머금고 전달하는 매개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히트파이프 내부에는 강제로 순환시켜줄 펌프가 없다. 이는 앞선 팬리스방식과 같은데 강제로 차가운 물을 공급해 열을 빼앗지 못하고 자연적인 순환을 기다려야만 하기 때문에 일정 크기 이상의 히트파이프에는 균일한 열을 보내기가 쉽지 않다.

 

마지막은 열용량의 차이다. 수랭시스템은 각 부품부터 본체 표면까지 이동시킬 수 있는 충분한 길이의 튜브가 필요하고 펌프로 순환시키기 위해서는 내부가 냉매로 꽉 차 있어야만 한다. 이는 냉매 자체의 양이 많다는 것이고 이에 따라 머금을 수 있는 열이 훨씬 많다. 결과적으로 보다 느리게 열포화상태에 도달해 오랫동안 낮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수랭방식 또한 열포화에 이른다면 열배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더 많은 팬과 큰 라디에이터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수랭은 필요한가?

개인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사양에서는 공랭방식으로도 충분하고 넘친다. 필자 또한 딥러닝용 컴퓨터를 견적내며 한때 고민을 했었지만 비싼 가격과 누수의 문제 때문에 포기했다. 하지만 발열이 심해 학습이 잘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와 달리 성능은 우수했다. 24시간 학습을 돌려놓아도 온도때문에 스로틀링이 걸린적이 단 한번도 없고 제품의 한계치 이상을 사용하기 위해 오버클럭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 질문의 답은 본인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수랭을 원하는 이유가 화려한 외관때문인지 아니면 실제 작업상 발열이 많아 반드시 수랭으로만 잡아야 하는 것인지 말이다. 필자는 공랭을 추천한다.

 

 

컴퓨터 쿨링의 원리 - 수냉 vs 공냉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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