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속을 돌파하여야 비로소 생기는 소닉붐(Sonic Boom) 현상이지만 굳이 항공기의 속도가 음속을 넘지 않더라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초음속을 돌파한 전투기가 내는 소리보다는 약하겠지만 전 구간 아음속(Subsonic) 에서 운행을 하는 여객기에서도, 이보다 훨씬 느린 헬리콥터에서도 발생이 가능하다.
소닉붐이란?
먼저 소닉붐(Sonic Boom)이 무엇인지 정의를 내려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초음속을 돌파하면 나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그 소리가 충격파(Shock Wave)로 인해 나는 소리이기 때문에 엄밀히 이야기하면 조금 다른 개념이다. 소닉붐이 단순히 초음속을 돌파했을 때 나는 소리라고 생각한다면 이미 초음속으로 날고 있는 하늘 위의 수많은 인공위성들은 소리가 나지 않는데 어떻게 설명을 할 것인가?
따라서 단순히 음속을 넘어섯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닌 음속을 넘어서며 충격파가 발생했고 그 충격파가 내는 소리라고 정의하는 것이 더 알맞을 것 같다. 그렇다면 충격파가 발생하는 상황만 만들면 소닉붐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인데 어떤 상황에서 충격파가 발생할까?
충격파(Shock Wave)는 연속적이지 않고 급격한 변화가 생길 때 발생한다. 정확히는 파면이 중첩되며 생기는 압력파인데 앞선 포스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초음속과 가까워지며 전투기가 만들어낸 음파가 수도 없이 중첩이 돼 강력한 충격파가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파동을 중첩시킬 수만 있다면 충격파를 만들 수 있고 그 어느 곳에서도 소닉붐이 발생할 수 있다.
비행기에서의 충격파는?
다시 돌아와 비행기의 관점에서 한번 살펴보자. 초음속을 돌파한 기체라면 당연히 충격파가 발생하고 소닉붐이 들리겠지만 음속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느린 속도에서도 충격파는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비행기가 뜨는 원리인 양력을 발생시키는 날개의 형상 때문인데 위의 영상은 날개 단면에서의 공기 흐름을 보여준다. 자세히 살펴보면 날개의 아래보다 윗부분의 공기 흐름이 빠른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비행기 자체의 속력은 음속을 넘지 않았더라도 기체 표면의 어떤 점은 음속을 돌파할 수 있고 음속을 돌파한 구간 속으로 외부의 파동이 전해지지 않으며 어느 특정 지점에 파동이 모여 충격파를 생성한다. 하지만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충격파가 발생을 했으나 아직 비행기의 속도는 마하 1이라는 음속을 넘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지금 상황에서도 충분히 베이퍼 콘(Vapor Cone)이라는 수증기 응결 현상을 만날 수 있다. 초음속을 돌파해야 충격파가 발생하는 것은 맞지만 비행기 자체의 속도가 초음속을 넘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점점 더 가속을 하게 되면 초음속을 돌파한 구간이 넓어지고 충격파의 크기도 점점 커진다. 충격파의 모양과 압력의 변화가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천 음속(Transonic) 구간의 날개 일부분에서는 충격파가 생성되었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며 작은 소닉붐들을 만들어내기는 하지만 지상까지 충분한 에너지가 전달되기엔 부족하다. 하지만 초음속(Supersonic) 구간에서는 충분한 에너지가 만들어지고 전달 또한 가능하기에 지상에서도 큰 굉음을 듣기가 쉽다.
초음속을 돌파하기 위한 희생들
우리 인류는 언제나 미지의 것을 탐험하는데 두려움을 가져왔다. 지금은 초음속이라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불과 70여 년 전 미국의 항공 조종사 척 예거가 세계 최초로 초음속 비행에 성공하기 전까지 굉장히 많은 희생을 치렀어야 했다. 지상에 위치한 건물의 유리창을 깰 정도의 강력한 충격파를 직접 만들며 나아가는 초음속 비행기의 동체에는 훨씬 더 큰 힘이 가해져 속력을 높였던 비행기들은 공중에서 분해가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체의 내구성을 높였더니 음속에 가까워질 때마다 양력을 잃어 비행기의 기수는 앞으로 고꾸라졌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소리 방벽의 존재 때문이었는데 음속에 다가갈수록 엄청난 저항이 발생해 이것을 뚫고 속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엄청난 출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렇게 음속을 넘게 되면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고 이전까지 아음속에서 사용하던 모든 항공 이론이 무용지물이 되었다. 아음속 세계와 초음속 세계는 뉴턴 역학과 양자 역학의 관계처럼 아예 다른 세상이었고 모든 이론을 재정립함과 동시에 기체의 모양이 완벽하게 달라져야만 했다.
하지만 인류는 포기하지 않았고 1947년 10월 14일 결국 초음속의 세계로 들어가 현대의 우리는 초음속과 극초음속이라는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며 살아가고 있다. 당시 사람들에게는 음속을 돌파한다는 것이 불가능이라 생각을 했었겠지만 불가능은 없었다.
이처럼 지금 우리가 상상으로만 꿈꾸던 모든 것들도 후손들에게는 당연한 때가 올까?
소닉붐 - 초음속을 돌파하면 천둥이 들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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